이벤트 박인준
11월의 난지캠핑장은 불씨 한 줌만 얹어도 금방 따뜻해지는 계절이었다. 오늘 16시, 노을이 잠시 고개를 내밀던 때, 버스커 오투(OTWO)가 무대 위로 슬며시 걸어 나오자 캠핑장 곳곳의 시선이 파도처럼 한곳으로 모였다.
오투는 랩과 프로듀싱을 겸하는 아티스트다. 1998년생, 백석대학교 실용음악과 출신. 손끝에서 리듬을 짜내고, 입술 끝에서 서사를 흘려보내는 젊은 음악 장인이다. SNS @o_t_w_o, 유튜브 @otwo02로 이미 활발히 listeners를 모아왔던 그는 오늘 난지캠핑장에서 한 시간 동안 아예 공간의 공기를 다시 빚어냈다.
첫 비트가 떨어지자 아이스크림 들고 걷던 아이들, 피크닉 의자에 반쯤 기대던 연인들, 텐트 앞에서 밤 준비를 하던 캠퍼들까지 발길을 멈췄다. ‘Sweet’, ‘오늘 같은 밤’, ‘Lose Love’ 등 그의 대표곡들이 난지의 들쭉한 바람과 섞이며 작은 페스티벌 같은 축성이 만들어졌다.
특히 EP ‘일:개미’를 비롯해 2023~2024년 사이에만 10여 곡을 쏟아낸 그의 에너지 덩어리 같은 디스코그래피는, 오늘 무대에서 더 깊고 넓은 울림으로 다가왔다.
Mnet ‘고등래퍼1’ 강서지역 대표 선발전에 이름을 올렸던 때보다 한층 성숙한 무대매너는, 무대 중앙에서 빛나는 래퍼라는 것이 무엇인지 조용히 증명해냈다.
해가 지고 난지의 조명이 하나둘 켜질 무렵, 오투의 랩은 더 감정의 결을 선명하게 드러냈다. 캠퍼들 사이에선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이런 공연을 듣다니” 하는 감탄이 여러 번 터졌고, 공연 마지막에는 낯선 이들끼리도 리듬을 공유하며 작은 공감의 원을 그렸다.
오늘 난지캠핑장은 그저 ‘캠핑장’이 아니었다.
오투의 비트가 스피커를 타고 넘어오자, 공간 전체가 하나의 녹음실이 되고 작은 축제가 되었다.
관객은 불빛 아래에서 고개를 끄덕였고, 오투는 그 리듬 위에 자신의 청춘을 얹었다.
공연은 17시에 막을 내렸지만, 음악의 잔향은 난지의 하늘에 조금 더 오래 머물렀다.
오늘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아마 오투라는 이름 뒤에 작은 느낌표 하나쯤은 남겨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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